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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일이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

by info-dreamy 2026. 1. 10.

지친 직장인

 

 

어느 평범한 목요일

아침에 알람이 울렸고, 평소처럼 일어났다.

출근 준비를 하면서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대충 떠올렸다. 회사 일도 그렇고, 퇴근 후에 하려고 했던 개인적인 계획도 몇 개 있었다. 딱히 무리한 계획은 아니라고 생각했다.

출근길은 늘 비슷했다. 지하철 안에서 휴대폰을 보다가 회사 근처에 도착했고, 별다른 생각 없이 자리로 갔다. 오전 업무는 특별한 사건 없이 흘러갔다. 메일 몇 개 처리하고, 회의 하나 하고, 요청받은 자료를 정리했다. 바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, 그렇다고 여유롭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.

 

점심을 먹고 나니 시간이 빨리 지나간 느낌이 들었다. 분명 오전 내내 뭔가 하긴 했는데, 남은 건 별로 없는 기분이었다. 오후에도 비슷했다. 업무를 처리하긴 했지만,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은 없었다. 그냥 해야 할 일을 했고, 그걸로 하루의 대부분이 채워졌다.

퇴근 시간이 되었을 때, 이상하게도 피곤했다. 몸을 많이 쓴 것도 아니고, 크게 신경 쓸 일도 없었는데 집중이 계속 끊겼던 탓인지 에너지가 많이 빠져 있었다. 집에 가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, 동시에 그냥 쉬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.

 

집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많이 져 있었다. 옷을 갈아입고 잠깐 앉았는데, 그 잠깐이 길어졌다. 휴대폰을 보고, 별 의미 없는 영상들을 넘기다 보니 시간이 꽤 흘러 있었다. 이쯤 되면 뭘 시작하기엔 애매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

저녁을 먹고 나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.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일은 계속 미뤄졌다. 하기 싫다기보다는, 지금 시작하면 중간에 끊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.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다.

 

문득 오늘 하루를 떠올려봤다. 회사에서 일했고, 출퇴근했고, 밥도 먹었다. 분명 하루를 보냈는데, "오늘 뭐 했냐"고 누가 물으면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. 그냥 하루를 버틴 느낌에 가까웠다.

이런 날이 처음은 아니다. 최근 들어 이런 하루가 꽤 잦아졌다. 특별히 힘든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, 퇴근 후에는 항상 애매하게 지쳐 있다.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엔 에너지가 부족하고, 그렇다고 완전히 쉰 것 같지도 않다.

계획이 없었던 건 아니다.
다만 그 계획을 실행하기엔 하루가 이미 너무 소모된 상태였던 것 같다.
회사에서의 시간, 이동 시간, 그 사이사이에 쌓인 피로가 생각보다 컸던 것 같다.

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. 오늘을 실패한 하루라고 부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았다. 그렇다고 만족스러운 하루도 아니다. 그냥 무난하게 지나간, 기억에 남지 않는 하루였다.

 

내일은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. 퇴근 후에 거창한 걸 하지 않아도 좋으니, 하루가 끝났을 때 "그래도 이건 했다"라고 말할 수 있는 무언가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.

오늘은 그게 없어서 이렇게 담담하게 기록으로 남겨둔다.